큐리어스에서 1인1책쓰기 리더로 활동 중인 글담코치줄리쌤입니다.
어떤 이는 '줄리쌤'~ 어떤 사람은 '글담쌤'이라고 부릅니다. '글담코치 줄리쌤'이라고는 안 불러요. 길어서 그런가봐요. 좀 짤라야겠어요. ^^
뭐라 부르건 상관 없습니다. 전 불려지는 이름 속에 제가 담겨있으니 뭐라도 좋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건 그 사람의 입을 통해 내가 나오라는 신호로 여깁니다.
전 제 이름이 불려지는 게 좋습니다.
이러니 다른 사람 이름을 부르는 것도 좋아합니다.
어젯밤 큰일날뻔했답니다.
우리 학원 수업을 마치고 참 저 음악 학원 원장 26년 차입니다. 근데 피아노보다 글쓰기와 책 만들기에 빠져서 신나게 삽니다.
아~ 삼천포로 빠지기 전에 다시 뭔 말하고 있었나? 그치그치~ 중심 잡고~ 이리 엉성합니다.
학원서 20시 저녁 '1인1책쓰기 체험단' 수업 준비를 하고 10분 전 줌 링크 공유하고 들어오시는 분 인사를 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면서 화면 공유 다시 한번 연습해보는데 "어라~" 안됩니다.
화면 공유가 안되고 에러라고 뜹니다. 순간 이게 뭐지? 다시 해봅니다. 안되네....점점 줌에 접속하는 참여자들 얼굴도 나타나는데
숨이 가파옵니다.
순간 어쩌지? 다시 재 접속을 해? 달려?
순간 호스트를 이진쌤께 넘기고 줌 에러나서 수업 진행이 어려우니 5분만 참여자들 기다리시라고 안내해 달라고 학원서 나와 집으로 달립니다.
다다닥~ 계단을 뜁니다.
아파트 사이를 가로질러 총알보다 빠르게 달립니다.
발바닥에 열감이 올라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숨이 딸립니다. 순간 개코~ 진작에 운동좀 할껄 이런 생각이 스칩니다.
앞뒤 안보고 화단 사이를 가로지릅니다.
엘리베이터 앞입니다. 마침 1층에 대기중인 엘리베이터 아이고 감사.
집으로 들어와 노트북 뚜껑을 엽니다.
어라~ 안 끄고 나갔네. 다행임다. 바로 줌 접속하고 톡방에 줌 링크를 다시 올립니다.
아마도 우샤인볼트가 빙의했지 싶습니다. 5분도 안 걸렸습니다. 집과 학원이 가깝다는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물 한잔하고 정신 차리고 줌 화면을 보니 줌 링크 이사 온 울 참여자들이 보입니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수업을 진행합니다.
수년 간 온라인 수업을 수백 번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순간의 선택이었습니다. 재 접속하고 노트북을 만지작 거리다 안되면 어쩌나...집으로 가자!
달리자! 달려라 하늬가 봤으면 울었을 겁니다. 이땐 내가 틀림없이 이겨씀다.
그렇게 수업을 시작하고 우린 '지란지교를 꿈꾸며' 단락을 잘라서 참여자들이 돌아가며 읽습니다. 잠시 시간을 드립니다.
키워드를 적습니다. 또 다른 참여자를 부릅니다. 읽습니다. 키워드을 적습니다. 이젠 뭘 적었는지 질문합니다. 돌아가며 한사람 한사람 마이크를 켭니다. 이제 서로 소통을 하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나를 설명하고 또 적습니다. 묻습니다. 대답합니다. 참여자들 얼굴이 점점 화면 가까이로 다가옵니다. 그렇게 반복하니.
키워드 단어 하나가 나의 경험을 꺼내옵니다. 생각을 잡아옵니다. 한 줄 글을 돌아가며 읽습니다. 두 줄을 나눕니다. 4 줄을 읽습니다. 어느새 8줄의 글을 쓴 자신을 봅니다. 한 분이 그럽니다."어~ 쉽네요. 내 이야기니까 그냥 써집니다" "줄리쌤 할 수 있네요. 이게 되네요" "이렇게 하는 거예요" "이제 알겠어요"
자신도 모르게 툭툭 튀어나오는 말에 놀랍니다. 하나의 단어가 한 단락의 문단을 만들어 냅니다. 두 문단을 만들었습니다.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말이죠.
시간이 어느새 한 시간이 휙~ 지났습니다. 여고 시절 늘 읽고 또 읽으며 친구랑 나누던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추억의 한 자락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때를 꺼내보니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내가 만나는 접점이 생깁니다. 모두 글을 썼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말이죠. 전 톡톡 건들여만 줬습니다. 참 재밌는 수업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 그랬습니다.
아주 신났습니다. 참여자들이 자신이 쓴 글을 낭독하는데 뭉클합니다. 울컥했습니다. 글이 꿈틀거립니다.그 글에는 자신의 모습들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짧은 글에도 글의 생명이 있습니다. 아~ 좋다~
수업 전 달리기 까먹었습니다. 발바닥에 땀도 헉헉거리던 호흡도 잊었습니다. 이젠 참여자들과 숨소리를 맞추고 있습니다. 그들의 눈빛과 목소리에 제가 빨려 들어갑니다. 그렇게 수업이 끝났습니다.
모두 나가는데 몇몇은 안 나갑니다. 줌이 끝나도 남습니다. 나가시라 해도 동그란 눈 크게 뜨고 절 쳐다봅니다. 웃습니다.
"왜? 안나가요~" 그래도 절 보고 웃습니다.
놀자구? 그럼 잠시 놀자구요. 그렇게 잠시 수다 타임이 이어집니다. 진짜 속 얘기가 나옵니다.
수업 후기를 쏟아냅니다. 이게 되네요 쌤~ 너무 쉽게 되네요. 말로만 듣다가 내가 해보니 쉽네요. 내 얘기니까 그냥 되네요....하하하 거봐~ 내가 된다고 했잖아요. 이젠 이름을 부릅니다. 희아쌤 되지? 툭하고 건들여주니 자기 글이 술술 나오지....그렇게 수다가 이어집니다.
잠깐만 나 배고파 밥 묵을래 줌 닫자.
담에 보자구~ 그렇게 억지로 문들 닫았습니다.
어젯밤 졸지에 달리기하고 수업한 어리버리 글담코치 줄리쌤의 수업후기? 하고 해두겠습니다.
p.s : 울 커뮤니티 게시판이 조용하길래 잠시 수다를 풀어놓습니다.
참 '1인1책쓰기 체험단' 강의는 한디퍼66쌤들의 강의를 수강 중 ... 무조건 큐리어스 강의하나 개설하라는 압박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한디퍼 쌤들게 감사드려요. 제가 즐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