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들어 주었어 >
코리 도어펠드 글·그림, 신혜은 역, 북뱅크
소중한 무언가를 잃고 속상해하는 사람에게 어떤 말을 건네시나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봐요.”
“다시 시작하면 되지요.”
“기분 전환이라도 해 볼까요?”
상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라며 건네는 말인데요. 그 사람은 지금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요?
주인공 테일러는 정성껏 쌓은 블록이 무너지는 일을 겪어요. 동물 친구들이 찾아와 이야기해 보자고, 화를 내 보자고, 다시 고쳐 보자고 말해요. 하지만 테일러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그때 토끼가 다가와요. 조용히 곁에 머물며 테일러가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려 주어요.
마침내 테일러는 말하고, 화내고, 여러 마음을 꺼내 놓아요. 토끼는 그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어요. 테일러는 다시 만들 것을 상상하기 시작해요.
책을 읽으며 동물 친구들의 모습에서 저를 발견했어요. 누군가 힘들다고 하면 이유를 묻고, 방법을 찾고, 힘을 내게 해 주고 싶었던 순간들이 떠올랐는데요. 제 말이 앞서느라 그의 마음을 충분히 듣지 못한 때도 있었어요.
이 책에서 토끼가 테일러를 기다려 준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슬픔을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서로 다른 감정이 오갈 때에도, 테일러가 다시 일어설 때까지 곁에 머물러 주는 모습.
주위에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곁을 지켜 준 ‘토끼 같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