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하면서 신중년 분들을 뵙다 보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입니다.
자기만의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꼭 전문적인 일이거나 돈을 버는 일일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집중할 수 있으며, 하루의 시간을 온전히 쏟을 수 있는 자기만의 일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흔히 일은 돈을 버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이 주는 것이 돈뿐이라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일을 그만두는 순간 자유로워야 합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에서 물러난 뒤 기운이 빠지고 표정이 어두워지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일은 월급 이상의 것을 줍니다.
아침에 일어나 갈 곳이 있고,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감각입니다.
그 감각은 내가 여전히 필요한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이어집니다.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를 살아갈 이유가 생깁니다.
사람은 능력이 사라져서 무너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여전히 경험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도, 스스로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순간부터 조금씩 무너지기도 합니다.
능력보다 먼저 흔들리는 것은 마음입니다.
반대로 자신이 할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쉽게 꺾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직업이나 거창한 목표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은 가게를 운영해도 좋고, 동네에서 봉사해도 좋습니다.
매일 글 한 편을 쓰거나 누군가에게 필요한 지식을 나누는 일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의 크기가 아니라, 오늘도 내가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감각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것은 휴식만이 아닙니다.
물론 쉬어야 할 때는 쉬어야 합니다. 하지만 쉬는 것만으로 삶이 채워지지는 않습니다.
나를 기다리는 일이 있고, 내 경험이 쓰일 곳이 있고, 내일도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사실이 삶에 활력을 줍니다.
결국 일을 한다는 것은 돈을 버는 일을 넘어, 자신이 여전히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사람을 늙게 하는 것은 나이만이 아닙니다.
더 이상 자신이 할 일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 마음은 먼저 늙기 시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