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퇴직을 앞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는 평생 이 질문과 반대로 살아왔다.
학교에서는 공부해야 했고, 직장에서는 맡은 일을 해야 했으며, 가정에서는 가족을 돌봐야 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는 분명했다. 그래서 정작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출근할 곳이 사라지고, 자녀가 독립하고, 사회에서 맡았던 역할까지 하나둘 내려놓게 된다.
그때 비로소 시간이 생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 시간을 반가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해한다.

“이제 나는 무엇을 하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오랫동안 ‘나’보다 ‘역할’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는 직책이 나를 설명했고, 가정에서는 부모와 배우자라는 이름이 나를 설명했다.
그런데 그 역할들이 줄어들고 나면 결국 남는 것은 한 사람의 나다.
그래서 신중년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새로운 일을 찾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먼저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누구와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무엇을 할 때 마음이 살아나는지를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한 가지 기억했으면 좋겠다.
신중년은 빈손으로 인생 후반전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은 경험과 관계, 실패와 배움이 모두 남아 있다.
젊은 시절에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귀한 지혜가 될 수도 있다.
오랫동안 해온 일이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취미가 새로운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아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모른다는 것은 늦었다는 뜻이 아니다.
이제부터 찾아볼 수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인생 후반전은 더 많은 것을 이루는 시간이 아니라, 남이 정해준 삶에서 벗어나 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해 보는 시간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