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가 없는 장례, 애도는 어디에서 할까요?
요즘 ‘무빈소 장례’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무빈소 장례는 장례를 치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조문객을 맞는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가족 중심으로 입관, 발인, 화장 등의 절차를 진행하는 장례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례가 간소해지는 것이 꼭 나쁜 일일까?”
조문객을 맞느라 정신없는 3일을 보내기보다 가족끼리 조용히 고인 곁에 머물 수 있다면, 오히려 더 깊은 작별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애도의 관점에서 바라보니 다른 질문이 생겼습니다.
빈소가 사라지는 것과 애도할 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같은 일일까?
장례에는 고인을 보내는 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찾아와
“저도 그분을 기억합니다.”라고 말하고
가족은 미처 몰랐던 고인의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함께 울고, 이름을 부르고, 기억을 나누면서 한 사람의 죽음이 ‘우리에게 일어난 일’이 됩니다.
죽음은 한 개인의 신체 생물학적 종결이지만 그와 관계 맺었던 사람들의 기억과 이야기 속에 남아있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죽음을 개인의 문제로만 다루지 말고 타자의 상실, 애도, 기억과 관계의 문제로 함께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무빈소 장례를 보며 저는 ‘찬성인가 반대인가’보다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장례에서 줄여도 되는 것은 무엇이고,
끝까지 남겨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비용은 줄일 수 있습니다.
형식도 줄일 수 있습니다.
조문 절차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인의 이름을 불러보는 시간,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시간,
함께 살았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까지 줄어들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어쩌면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큰 장례’가 아니라 충분한 작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빈소는 없어질 수 있어도,
애도할 자리까지 피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내 장례라면 무빈소 장례를 선택하시겠어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장례라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