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고 해서 저절로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집은 더 단단해지고,
자존심만 더 내세우기 쉬워진다.
그래서 세월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갖춰지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지켜내야 하는 태도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
1.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줄 아는 태도
젊을 때는 배워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누구나 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모른다’는 말 한마디가 유독 무겁게 느껴진다.
자리가 있고 경력이 쌓일수록, 모른다고 인정하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체면이 무너질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고, 이해한 척하며 넘어간다.
하지만 그 순간의 체면을 지키는 대가로 더 배울 기회와 더 정확한 판단을 잃게 된다.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계속 배울 수 있다.
2. 잘못했을 때 진심으로 사과할 줄 아는 태도
나이가 들수록 사과는 점점 어려워진다.
지위가 있으니, 체면이 있으니,
먼저 숙이면 지는 것 같으니 하는 이유들이 하나둘 쌓인다.
그래서 잘못을 알면서도 얼버무리거나, 사과 대신 변명으로 넘어가려 한다.
하지만 진심 없는 사과는 상대도 금방 알아챈다.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잘못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신뢰를 얻는다.
사과한다고 작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단단한 사람이다.
3. 잘될수록 겸손할 줄 아는 태도
사람은 어려울 때보다 잘 풀릴 때 본모습이 드러난다.
일이 잘 풀리고 성과가 쌓이면, 그것이 온전히 자신의 실력과 노력만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뒤에는 운이 따랐고,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고, 때를 잘 만난 부분도 분명히 있다.
그걸 기억하는 사람은 잘될수록 더 낮아진다.
반대로 그것을 잊은 사람은 잘될수록 자신을 높인다.
그래서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과 상황의 도움을 받았는지를 잊지 않는 태도인지도 모른다.
결국 이 세 가지 태도의 공통점은 하나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정직함이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잘못한 것을 사과하고,
잘될 때 겸손해지는 것.
이것은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의식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세월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나이뿐이다.
그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사람의 깊이를 만든다.
그리고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에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나누어야 할 말도 결국 이런 것인지 모른다.
호스피스의 역할 중 하나는,
임종을 앞둔 이의 가족들에게
이별 전 반드시 나눠야 할 다섯 가지 대화를 알려주는 것이다.
“나를 용서해요. 나는 다 용서했어요. 사랑해요. 고마워요. 잘 가요.”
메리 파이퍼,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