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준비할 때 사람들은 대개 원고의 완성도에만 몰두합니다.
좋은 문장을 쓰고, 짜임새 있는 구성을 갖추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출간해 보면 알게 됩니다.
좋은 원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따로 있다는 것을요.
바로 그 책을 진심으로 기다려주고 응원해 줄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는 것입니다.
아무리 잘 쓴 책이라도 그것을 알아봐 줄 사람이 없다면 세상에 닿기 어렵습니다.
두 권의 책을 출간하고 나서 저는 이 사실을 더욱 많이 느꼈습니다.
책을 쓰는 사람에게는 친구보다 팬이 많아야 합니다.
친구는 의리로 한 권을 사줄 수 있습니다.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고맙고 귀한 일입니다.
하지만 팬은 다릅니다.
팬은 내가 만든 책과 콘텐츠를 믿고 좋아하기 때문에 한 권을 사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에게 책을 소개하고, 글을 공유하고, 때로는 대신 이야기해줍니다.
친구의 응원은 “네가 쓴 책이니까 사줄게”에 가깝다면,
팬의 응원은 “이 사람이 쓴 책이라면 한번 읽어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한 권의 책이 열 권이 되기도 합니다.
친구는 나를 위해 사주지만, 팬은 다른 사람에게 나를 이야기해줍니다.
내가 책을 쓰는 사람이라면, 혹은 무엇인가를 꾸준히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면 팬을 만드는 일에 정성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 결과물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사람들과 꾸준히 관계를 쌓아가는 일입니다.
결국 오래 남는 것은 의리가 아니라 신뢰입니다.
그리고 그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꾸준히 좋은 것을 만들고, 진심을 보여주고, 한 사람 한 사람과 관계를 쌓아가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어쩌면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완벽한 결과물이 아니라,
그 결과물을 오래 기다려줄 사람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