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3–4장 빌 펄롱, 보아버린 사람
크리스마스를 앞둔 뉴로스 마을. 점등식, 케이크, 산타에게 쓰는 편지.
펄롱의 가족은 겉으로 보면 따뜻하고 평범합니다.
그런데 막내딸 로레타가 산타 복장의 남자를 보고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펄롱은 아이를 달래면서도 이 아이가 앞으로 마주할 세상을 생각합니다.
아버지의 마음이기도 하고, 약한 존재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한 사람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그 마음은 자신의 어린 시절로 이어집니다.
미혼모였던 어머니, 윌슨 부인의 집에서 보낸 유년 시절.
누군가의 친절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었을지 모른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석탄 배달을 위해 수녀원을 찾은 날.
펄롱은 그곳에서 지치고 초라한 모습의 어린 여성들을 봅니다.
한 소녀가 그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하지만 그는 당황한 채 수녀의 눈치를 보며 빠져나옵니다.
높은 담, 잠긴 문, 안쪽의 자물쇠.
그곳이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이미 알아버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펄롱이 아내 에일린에게 털어놓자, 에일린은 말합니다.
관여하지 말라고. 수녀원은 마을에서 힘 있는 기관이고, 가족을 생각하면 모른 척이 더 안전하다고.
그 말 앞에서 펄롱은 멈춰 섭니다.
가족을 지켜야 하는 현실과, 고통받는 사람을 외면할 수 없는 양심 사이에서.
이 작품의 긴장은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