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이 먹통된 이유
폰이 잠을 못자서였다.
내가 안재웠고 못재웠다.
나의 폰 상실은 폰 자신의 상실을 가져오게 했다.
폰은 말이 없다.
아파도 고장나도 그저 나의 클릭에 따라 작동한다.
그렇다. 나는 내 폰을 위해 작은 시간을 내지 않았다.
낼 줄 몰랐다. 낼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그저 내 필요에 의해서 손가락만 움직였지,
잠잘 시간을, 숨 쉬는 시간을, 다시 깨어나는 시간을 주지 않았다.
폰과 함께 사는 법을 몰랐다.
하지만 이젠 알겠다.
작은 꺼짐과 켜짐, 그것은 재충전의 시작이었다는 걸.
폰은 침묵하지만, 그 침묵은 나에게 말한다.
“잠시 멈추어 내 안을 살펴봐, 나도 쉴 수 있게.” 그 말에 나는 귀를 기울인다.
이제 나는 알 것이다.
돌봄이란, 단지 기계의 쓰는 것만 아니라, 서로에게 쉼을 주는 일이라는 걸.
나와 나의 폰, 서로에게 다시 숨 쉴 공간을 주며, 다시 깨어날 시간이다.
그렇게 다시 켜진 폰과 나는, 조금 더 따뜻한 하루를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