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운가루입니다.
저는 커피 향은 좋아하지만 정작 커피를 즐겨 마시지는 않습니다. 커피를 마시면 가슴이 팔딱거려서 몸이 편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되었거든요. 게다가 예전에 커피를 좋아하는 지인에게 커피 성분이 뼈를 약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더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커피는 늘 향은 좋지만 선뜻 가까이하기에는 망설여지는 음료였습니다.
이번 베씨 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커피를 조금 새롭게 보게 되었습니다.
전체 진행을 맡아주신 앤코치 님의 자연스러운 질문 덕분에 시작부터 분위기가 참 편안했어요. “커피 향이 아닌 것은?” 하는 질문에 긴장하지 않고 웃으면서 강의 안으로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다른 질문 하나는 지금 생각이 안 나지만요. ㅎㅎ
그리고 베씨 님 강의의 매력은 커피를 어렵게 설명하지 않고, ‘내 취향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풀어주신다는 점이었습니다. 같은 아메리카노라도 카페마다 맛이 다르고, 우리가 그냥 “커피 맛”이라고 뭉뚱그려 생각했던 안에도 산미, 향, 바디감, 깔끔함, 여운 같은 여러 결이 있다는 설명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커피를 잘 아는 사람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저처럼 커피와 조금 거리가 있던 사람도 “아, 그렇구나” 하며 따라갈 수 있게 열어주셔서 좋았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베씨 님이 준비하신 8가지 문항의 커피 취향 찾기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취향을 조금 더 찾아가실 수 있도록 8가지 문항을 준비했다” 하시는데, 그 말부터 참 부담이 없었어요. 정답을 맞히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어떤 커피를 좋아하는지 큰 그림을 한번 그려보는 시간이라고 해주시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메모지나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보라고 하시면서, 모르겠으면 그냥 스킵해도 된다고 하신 것도 좋았어요. 커피를 잘 알아야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잘 몰라도 내 입맛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거든요.
질문들도 흥미로웠습니다.
처음 한 모금을 마셨을 때 산뜻한 커피가 좋은지, 부드럽고 편안한 커피가 좋은지, 마신 뒤에 강한 맛이 기억에 남는지, 편안한 느낌이 오래 남는지, 또 꽃향과 과일향 같은 표현에 끌리는지, 곡물이나 초콜릿 같은 표현에 더 마음이 가는지 하나씩 따라가다 보니, 커피를 평가하는 시간이 아니라 내 취향의 언어를 배워가는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그렇게 답을 고르다 보니 나만의 코드가 나온다는 점이었어요.
B, M, R, L, F, N, P, S 같은 알파벳으로 내 취향의 방향이 정리되고, 그 코드에 따라 어떤 커피가 잘 맞을지 짐작해 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에게는 에티오피아 워시드가, 또 어떤 분에게는 케냐 워시드나 브라질, 과테말라 커피가 어울릴 수 있다고 설명해 주시는데, 그 순간 커피가 훨씬 가까워졌습니다. 막연히 “나는 커피를 잘 몰라”가 아니라, “아, 나는 이런 쪽이구나” 하고 조금은 말할 수 있게 되니까요.
저도 조심스럽게 체크해 봤는데 BLFP, 그리고 추천 커피는 에티오피아 쪽으로 나오더라고요.
그 순간 괜히 반갑고 신기했습니다. 평소에는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 저도 이렇게 해보니 제 취향의 윤곽이 보인다는 게 재미있었어요. 커피를 잘 아는 사람만 취향이 있는 게 아니라, 저처럼 커피와 조금 거리가 있던 사람도 이미 자기만의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커피에 대한 제 편견이 조금 풀렸답니다.
커피가 꼭 쓰고 진한 맛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커피 안에도 훨씬 다양한 향과 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마음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커피가 싫은 게 아니라, 아직 제 몸과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만나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베씨 님이 계속 강조하신 것이 여운으로 남아요.
취향에는 정답이 없고, 내가 좋으면 되는 거라고요. 누가 좋다고 해서 억지로 따라 마실 필요도 없고, 세상에서 유명한 커피라도 내 입에 맞지 않으면 그걸로 된 거라는 말이 편안하게 다가왔습니다. 덕분에 커피를 배운다기보다, 제 감각을 존중받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강의는 커피 향만 좋아하고 정작 커피는 멀리하던 제가, “나에게도 맞는 커피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제게는 꽤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물론 더 풍성한 시간이었겠지만, 저처럼 커피와 조금 거리를 두고 있던 사람에게도 충분히 즐겁고 의미 있는 강의였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커피를 잘 아는 사람만의 시간이 아니라, 커피를 새롭게 만나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다정하게 열려 있는 강의였습니다.
평소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은 물론이고, 저처럼 커피가 조금 어렵고 부담스러웠던 분, 내 취향을 좀 더 알고 싶은 분께도 이 어울림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커피 한 잔을 더 맛있게 마시는 법을 배우는 시간을 넘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천천히 알아가는 즐거운 시간이 되어줄 거예요.
저도 이제는 커피를 무조건 멀리하기보다, 제 취향에 맞는 커피를 천천히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귀한 강의를 해주신 국제 인증 커피 전문가 베씨 님, 고맙습니다~
